브라더스키퍼 : 칼을 품고 자란 보육원 소년, 식물로 형제들의 삶을 지키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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롱블랙 프렌즈 C 

‘보육원 출신’을 채용 1순위 조건으로 내거는 조경 회사가 있어요. 2018년에 시작된 ‘브라더스키퍼’. 벽에 식물을 심는 ‘벽면녹화’ 시공을 주력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이에요. 서울시청과 포스코, 현대중공업과 이니스프리 등이 이들에게 일을 맡겼죠. 

왜 보육원 출신을 뽑냐고요? 이곳을 만든 김성민 대표가 보육원에서 자랐거든요. 그는 세 살에 보육원에 맡겨진 뒤, 부모에 대한 복수심을 품고 자랐어요. 하지만 ‘나처럼 자란 아이들을 돕겠다’는 마음으로 브라더스키퍼를 열었죠. 지금은 11명*의 직원과 함께 식물을 돌보고 있어요.
*직원 11명 중 8명이 보육원 출신 자립준비청년이다. 

그는 어떤 마음으로 일해왔을까. 직접 들어보고 싶었어요. 2025년 5월 21일, 김 대표를 경기도 하남시의 한 카페에서 만났어요. 남색 반소매 티에 검은 뿔테안경을 쓴 그는 제게 인사를 건넸죠. “인터뷰나 미팅을 하면 주로 여기로 와요. 카페 식물이 참 예쁘거든요.” 그 자리에서 4시간 동안 나눈 이야기를 담아드릴게요.  


김성민 브라더스키퍼 대표

1985년 6월 2일. 주민등록증에 적힌 제 생일입니다. 진짜 생일은 아니에요. 1988년 경상북도 안동의 한 보육원에 맡겨졌을 때, 선생님들이 제 발육 상태를 보고 추정한 겁니다. “세 살쯤 됐겠다”고 하면서요. 김씨 성도 원장님의 성을 따서 만들어졌죠. 

저는 16살 때까지 분노에 가득 차 있었어요. 보육원에선 굶주림과 형들의 폭력에, 학교에선 선생님의 차별과 친구들의 놀림에 시달렸죠. 중학생 때는 가방에 식칼을 넣고 다녔어요. 저를 버린 부모님이 원망스러웠거든요. 만나면 꼭 복수하겠다고 다짐했어요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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